지난 5월, 한국 갤럽에서 종교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984년부터 2021년까지 5~7년 주기, 만 19세 이상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 결과의 추이 분석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의 종교에 관한 인식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보여주는 이번 리포트는 우리 기독교인에게 몇 가지 부분에서 분명히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경제 성장과 종교를 가진 인구의 성장이 반비례했던 해외의 사례와 달리 대한민국의 경우 80~90년대 경제와 종교가 함께 성장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종교를 아예 가져본 적이 없는 응답자의 비율이 늘어났고 2021년에 이르러 설문에 응답한 비종교인 중 75%가 ‘종교를 가져 본 경험이 없다’라고 응답하였습니다. 과거에는 비종교인 중 아예 종교를 접해본 적 없는 인원이 50% 남짓하던 것에 비하면 꽤나 유의미한 응답률의 변화를 보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종교를 믿지 않는 것일까요? 우리는 대부분 종교에 대한 불신, 실망 혹은 종교 같은 것은 필요 없다는 인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바쁜 현대에 부족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 등을 떠올릴 것입니다. 저 또한 그럴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설문에 응답한 응답자 중 과반수 이상이 단지 ‘관심이 없어서’라고 응답했습니다. 종교가 무엇인지 관심조차 없다고 응답한 것입니다. 좋든 나쁘든 종교에 관한 이슈를 접하고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관심조차 없다는 답변이 과반수 이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동일한 설문에서 많은 응답자들이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2004년의 응답까지만 하더라도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들이 종교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변하였으나, 2014년에 이르러 감소추이를 보였던 응답이 2021년에 이르러서는 종교를 불문하고 25% 내외의 응답자만이 영향력이 증가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할 정도로 종교의 영향력에 관한 인식은 급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종교인에 한해서 살펴보면 82%의 사람들이 종교가 우리 사회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저는 이 조사 결과를 보면서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라고 명령받은 우리가 맛을 잃어가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로마 사람들이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 배경에는 당시 창궐하는 전염병 가운데 가족들조차 버린 약자들을 보살폈던 초대교회 성도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신음하는 지금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크리스천이 되기를, 제 삶을 통해서 예수님의 형상을 나타내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Point 1: 종교를 믿은 적이 없는 사람이 이전에 비해 유의미하게 증가(57%->75%)
Point 2: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가 과반수 이상(54%)
Point 3: 사회에 대한 종교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음
Point 4: 비종교인들은 종교의 영향력 감소를 종교가 사회에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
Point 5: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 우리가 맛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염려됨.
전염병 속에서 가족들에게 조차도 버려진 이웃을 돌보았던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크리스천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