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예배를 비대면으로 드렸을 때 그 어색함이 생각나시나요?
저는 주일날 교회를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사람입니다. 군입대 후 훈련소에서 감기로 격리되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예배에 빠져본 적이 없었죠.
그런데 코로나가 확산되며 ‘비대면 예배’라는 것을 접하게 되자 너무나도 어색했습니다. 주일에는 아침일찍부터 온 가족이 부지런히 씻고 챙겨야 예배시간에 늦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는데, 교회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사라지니 시간적으로 굉장히 여유로웠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예배를 마치고 교회 사람들과 안부를 묻기도 하고, 카페 같은 곳을 가서 교제를 하기도 하니 주일 저녁 늦게나 집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딱 대예배만 드리고 모든 일정이 끝나니 시간이 많이, 정말 너무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주일의 일정이 모두 끝났는데 아직 해가 떠있다니… 심지어 점심 시간이라니! 뭔가 갑자기 공짜 시간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어색하면서도 너무 좋았습니다. 아기이던 때 이후 처음으로(아마도) 주일 오후에 낮잠이란 것을 자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간이 계속되자 어느새 그 편안함에 적응되어버린 저를 발견했습니다. 다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고 교회에 나가게 되자, 딱 예배만 드리고 흩어짐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너무나도 피곤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미 편안함에 몸이 안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마음은 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목회데이터연구소’ 주간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 19 이후 신앙 수준’이 ‘더 약해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30%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사보다도 4% 증가한 수치이며 신앙이 깊어졌다는 응답자가 18%로 동일한데 비하면 우려스러운 수치입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교회에 모이고 신앙이 회복되는 것일까요?
코로나 종식 후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 중 어떤 형식의 예배를 드리고 싶냐는 질문에 ‘예전처럼 현장 예배드리겠다’ 대답한 사람은 78%였습니다. 나머지 22%의 응답자는 ‘온라인 중심(5%)’, ‘현장-온라인 병행(15%), ‘잘 모르겠다(3%)’라고 답변했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예배당의 1/5이 텅 비게 되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온라인 예배에 관한 여론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설문에 따르면 온라인 예배에 만족한다는 응답을 한 설문자는 전체의 83%로 현장예배가 89%임을 감안하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입니다.
그러나 만족도와는 반대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응답자 중 39%가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신앙이 깊어진 것 같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15% 였습니다. 현장 예배를 드린 응답자는 25%가 ‘신앙이 약해진것 같다’, 26%가 ‘신앙이 깊어진 것 같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수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 주변에도 교회를 나오지 않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친구도 있고, 아예 예배를 드리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한 친구도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이라면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고 교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친구들이 자신의 편함을 선택하는 모습들을 볼때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11다.
“또 약속하신 이는 미쁘시니 우리가 믿는 도리의 소망을 움직이지 말며 굳게 잡고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 10:23~25)”
온라인 예배는 분명 편리합니다.
생업으로 인해 교회에 나오지 못하던 이들이 온라인 예배를 통해서 은혜를 받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모이기를 힘쓰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히 우리가 흩어지고 홀로 될 때에 연약해짐을 미리 아시고 주신 말씀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연약해지지 않도록 소망을 붙들고 서로를 격려하며 힘써 모이기를 코로나가 끝나는 그날 우리 모두 성전에 모여 하나님께 영광의 찬송을 돌리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기도합니다.